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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동서남북/아시아드 경기장 ‘돈먹는 공룡’

입력 | 2004-11-04 00:25:00


부산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지도 2년이 넘었다.

그러나 당시 막대한 돈을 들여 지었던 체육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돈 먹는 공룡’으로 전락하고 있다.

시설에 대한 사후 활용방안을 세우지도 않고 일단 경기장부터 짓고 보자던 부산시는 대회 이후 경기장 시설 보수와 운영 관리에 매년 150억원 이상의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2269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주경기장은 지난해 지출이 17억2000여만원인데 반해 수입은 9억4300만원으로 7억77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수입은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의 규모.

특수공법으로 설치됐다는 주경기장의 돔형 유리막지붕은 강풍 때마다 찢어져 시공사는 땜질식 보수를 계속하고 있다. 시공업체의 하자보수기간이 끝나면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배구경기를 위해 4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기장체육관은 지난해 4억5400만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도 4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80여건의 행사만 열려 일년 중 200여일은 텅 비어 있는 상태다.

그나마 금정체육공원은 경륜장과 농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용객이 적어 수입이 필요경비에도 미치지 못해 시가 올해만 15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최근 대회 당시 북한의 만경봉호가 머물렀던 다대포항 일대 3000여평에 50억원을 들여 ‘통일아시아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수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시아드타워’ 건립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은 “있는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엄청난 돈을 들여 기념공원이나 탑을 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세금을 더 이상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시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활용방안부터 세워야 할 때가 아닐까.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