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외교 행태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선이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당선보다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중국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 재임 4년을 통해 양국간 갈등과 마찰이 예측 및 통제 가능한 수준에 이른 만큼 그가 케리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파트너라고 판단한다.
장궈칭(張國慶)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부시 대통령의 대중(對中) 정책은 불확실성이 없다"며 "그가 이념적, 종교적, 거시적인 반면 케리 후보는 구체적, 미시적이어서 양국간에 새로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전 수행에 협조함으로써 '안정속 경제발전'이라는 중국 국가전략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반면 케리 후보는 인권, 티벳, 통상 문제 등을 들고나와 양국간에 새로운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대만 문제는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에 비해서는 유연성이 덜하지만 그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최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대만은 비(非)주권국가'라고 발언한 점을 들어 양안간 급격한 현상파괴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서방 외교소식통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 "중국은 6자회담 지속으로 자국 입장이 강화될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이 그동안 양보안을 내놓지 않았던 점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