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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런 너무나 조심스런' 정동영 통일장관

입력 | 2004-11-04 15:16:00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언제나 정례브리핑에 나설까.

7월 1일 통일부 장관에 취임한 정 장관은 취임 후 127일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번도 정례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기자단 대신 개방형 브리핑제를 도입하며 정부 각부처의 장관이나 차관이 정기적으로 국정현안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은 셈.

통일부 장관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장관은 직함에 어울리는 만남의 자리를 가져왔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부장관, 파고 미 태평양 사령관,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을 비롯, 수많은 국내외 인사들과 매주 2,3 차례 이상 면담을 갖고 국내외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례적인 '인풋'에 비해 한국 외교안보정책의 현안과 정부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NSC 상임위원장으로서의 '아웃풋'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정 장관은 현재까지 딱 세 번 내외신 기자들 앞에 섰다. 8월 15일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8·15 경축사 중 남북관계 부분 배경설명, 9월12일과 18일의 한국 핵물질 실험 문제에 대한 NSC 상임위 결과 브리핑이 그것.

세 차례 모두 비정기적인 브리핑이었고 그나마 통일부 장관 자격으로 나선 것은 8월15일 단 한번이다.

10월 8일 '불쑥' 기자단과의 오찬을 제의한 정 장관은 "그동안 숙제를 풀고 학습하느라 조심스러웠다"며 "보안상 공개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투명성의 원칙에 따라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정 장관의 모습을 기자회견장에서 볼 수 없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관이 직접 나서서 설명한 만한 주요 현안이 없었고 국회 국정감사나 상임위원회 일정 등과 겹친 탓"이라고 해명했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