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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친구 그리운 가을밤…마포갈비에 한잔 어떠리

입력 | 2004-11-04 16:30:00

서울 마포구 도화동, 용강동 일대에는 돼지갈비집들이 밀집해 있다. 여럿이 원탁에 둘러앉아 떠들썩하게 먹고 마시는 게 이곳의 전형적인 풍경이다.-강병기기자


음식에 궁합이 있듯 분위기에도 궁합이 있다.

가을밤, 친구, 지나간 옛 추억….

이런 것들과 딱 어울리는 것이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이 아닐까.

매캐한 연탄 냄새, 드럼통을 잘라 만든 허름한 테이블, 그 위에서 지글지글 익는 고기, 짜릿하게 넘어가는 소주 한잔….

통칭 ‘마포 돼지갈비골목’으로 유명한 서울 마포구 도화동, 용강동 일대는 이런 추억이 진하게 배어 있는 곳이다.

‘마포’가 언제부터 돼지갈비로 유명해졌는지 그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옛날 마포나루가 발달했을 당시 한 주막에서 뱃사람들을 위해 양념을 한 고기를 내놓은 데서 유래됐다는 말이 전해올 뿐이다.

이곳에서 이조숯불갈비(02-717-0380)를 운영하는 한석철 사장은 “한 주막집에서 돼지고기에 고추장 양념을 해 팔기 시작한 것이 장안에 유명해지면서 이 동네가 돼지갈비, 주물럭으로 소문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포 돼지갈비라면 대폿집 분위기에 자욱한 연기가 연상되지만 대부분은 일반 음식점 스타일. 드럼통 식탁에 연탄불을 사용하는 집은 몇 집 되지 않는다. 분위기는 좋지만 연탄 특유의 가스 냄새 때문에 손님들이 오래 앉아 있기가 어렵기 때문.

한 사장은 “고기는 기름이 불에 떨어져 그 연기가 다시 고기에 스며들면서 익는 것이 가장 맛있다”며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물기가 촉촉하게 남아 있어야 맛이 사는 법”이라고 말했다.

고기를 구울 줄 모르는 사람이야 없지만 ‘돼지 껍질’의 경우는 다르다. 굽는 요령에 따라 맛은 물론이고 씹는 느낌조차 다르기 때문.

마포가든(02-718-5888) 김종택 사장은 “돼지 껍질은 양념장에 푹 담갔다가 불 위에서 껍질이 둥글게 말리기 시작하면 수시로 양념장에 담갔다 굽기를 반복해야 한다”며 “마지막으로 둥글게 말렸을 때 안쪽에 양념을 한 번 더 바른 뒤 굽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부위 중에서는 목항정살이 요즘 인기다. 돼지 목 바로 밑의 부분으로 기름과 살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여기에 필적하는 것이 뼈에 붙은 살. 먹기가 불편하고 양도 적지만 일부러 그것만 찾는 마니아도 꽤 있다고 한다.

돼지갈비집 메뉴는 대개 비슷하지만 곳에 따라 잘 모르는 명칭이 있기도 하다. ‘꺼먹고기’라고 하는 것은 제주 흑돼지를 이르는 말.

‘가브리살’은 등허리 부위에서 껍질 바로 안쪽에 붙은 살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특수부위라고 해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그러나 요즘은 더 맛있는 부위가 많아져서인지 가브리살을 파는 곳도, 찾는 이도 그다지 많지 않다.

마포 일대의 돼지갈비 가격은 보통 1인분에 7000∼8000원. 삼겹살도 마찬가지다. 일부 주차가 가능한 곳이 있지만 대부분 주차공간이 적어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마포 일대 돼지갈비집 (마포로 서쪽)상호전화번호(02)이도갈비717-0002남촌715-9090동막집719-4670홍어총각 돼지각시715-8313달구지집714-6290석양집716-6847

대나무집703-7808매콤마을716-3007놀부집716-4077태순집717-8906마포왕갈비716-8001논골집719-5955마포옥716-6661조박집712-7462

(마포로 동쪽)마포가든718-5888이남장707-0082장안갈비717-8845마포오겹719-1836이조숯불갈비717-0380금강산717-9868마포구이구이703-9292대추나무집719-9252마포 진짜원조 최대포719-9292고바우712-7563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