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염곡동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에서 소보원 관계자가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소비자보호원
《참살이(웰빙)와 대기오염, 새집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시중 공기청정기의 성능이 업체의 표시나 광고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청정능력은 실제보다 부풀려=한국소비자보호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6개 업체의 공기청정기 제품을 구입해 비교시험을 실시한 결과 청정능력 등 전반적인 성능이 제품의 표시와 차이가 크다고 4일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청정능력이란 1시간당 1회 환기 조건에서 공기청정기를 10분간 가동시켜 입자농도를 50%로 낮출 수 있는 방의 크기를 말한다.
소보원이 공기청정기의 주된 기능인 실내 공기 중의 부유먼지 제거능력(청정능력)을 시험한 결과 시험대상 6개 제품 모두 표시치에 비해 기능이 11∼60% 떨어졌다(표 참조). 또 청정능력 표시도 제품별로 ‘○○평형’, ‘○○평형 거실’, ‘실평수’ 등 제각각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일산화탄소 제거 안돼=공기청정기의 유해물질 제거능력 시험결과 가스레인지나 히터 등 연소기기를 쓰거나 담배를 피우는 경우 발생하는 일산화탄소(CO)는 전 업체의 제품이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이 한국화학시험연구원과 공동으로 2m²의 밀실에서 50ppm농도로 30분간 시험한 결과다.
그러나 청풍측은 “청풍 제품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산화탄소 제거기능을 가졌으며, 단 30분 동안의 시험으로 청정기의 성능을 평가할 수는 없다”며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시험결과 8∼12시간 기준으로 시험을 하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 물질 중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는 신한일전기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취효율과 소음도 잘 살펴야=생활 속의 각종 냄새 및 음식냄새를 제거하는 탈취성능도 제품별로 차이가 컸다. 소보원은 대표적인 냄새 원인물질인 암모니아 아세트알데히드 초산을 일정 크기의 방(4m³)에 주입한 후 제거율을 알아본 결과 샤프전자 제품이 탈취효율이 88%로 가장 높았으며 신한일전기 제품은 3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외 제품은 57∼74%로 보통수준이었다.
또한 공기청정기는 실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의 크기가 매우 중요하며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요인 중 하나.
시험결과 최대 풍량에서의 소음은 청풍 제품이 39dB로 가장 작았고 웅진코웨이가 53dB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소 풍량에서는 신한일전기 제품이 20dB로 가장 작았으며 청풍은 27dB로 가장 컸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측은 “청정기의 소음은 제품 크기에 따라 차이가 크다. 시험에 사용된 웅진코웨이 제품이 용량이 커 소음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며 “50∼60dB은 ‘조용한 거리’의 소음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자율 품질 인증체제 보완해야=소보원 기계시험팀 정진향 팀장은 “현재 공기청정기는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자율적으로 품질인증(단체표준인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증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 인증 전반에 대해 관계기관의 적절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하고 필터 청소나 교환 등 공기청정기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잘 숙지해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제품에 표시된 청정능력과 소보원의 시험결과 비교구분삼성전자샤프전자LG전자웅진코웨이신한일전기청풍모델AC-122AFU-355KLA-110SAP-1503CHHAC-1300RCAP-M3010S
구입가격88만원46만8000원60만원104만5000원26만원54만5000원제품에 표시된 청정 능력40m²(12평)13평(48∼52평형)11평(45∼50평 거실)15.5평10평∼최대30평형30∼40평형거실시험 결과10.7평11.0평9.1평11.4평6.2평2.8평
제품 표시와 시험결과의 차이-11%-15%-17%-26%-38%-60%탈취 효율보통우수보통보통미흡보통청정 능력과 관련해 청풍은 공기청정협회(CA)로부터 실평수 7평, 신한일전기는 10평으로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음. 시험결과와의 차이도 실평수 기준으로 계산. 자료:한국소비자보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