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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재선’ 한국경제엔 “별로”… 弱달러-高유가 지속

입력 | 2004-11-04 18:19:00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再)집권으로 고(高)유가 추세가 계속되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도 높게 유지돼 한국 경제 대외여건의 ‘획기적 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한 달러’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한국의 수출 여건은 악화될 우려가 있으며 시장 개방 압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내놓은 ‘2004 미국 대선의 의미와 영향’ 보고서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 정책기조에 큰 변화가 없다는 측면에서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 테러 위협 등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과 고유가 추세가 지속돼 중동 지역 원유 의존도가 79.5%(2003년 기준)나 되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무역수지와 재정수지 양쪽에서 ‘쌍둥이 적자’가 커지고 있는 미국이 약한 달러 정책을 유지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 여건을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의 자유무역주의적 통상정책이 한국 상품의 대미(對美)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가 2005년에 예정대로 출범할 경우 이 지역 국가에 한국 상품을 수출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북한의 ‘획기적 타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미국과 주변국 사이의 입장 차이가 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당분간 ‘6자 회담’ 노력이 계속되겠지만 집권 후반기까지 해결이 안 될 경우 북한 국내 문제에 미국이 본격 개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내 경제정책은 감세(減稅) 및 재정적자 정책이 계속되고 규제완화 등 친(親)기업적 산업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도 이날 내놓은 ‘부시 대통령 재선 이후 경제정책 방향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강경 중동 정책이 이어지면서 기름값이 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부시 대통령 집권 기간 중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줄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경기가 위축되고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미국과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