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정치권의 지미파(知美派) 의원들이 바빠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의용(鄭義溶) 국제협력위원장과 한나라당 박진(朴振) 국제위원장은 4일 의원 대표단의 조속한 미국 방문과 한미의원외교협의회 구성 문제를 협의하는 등 양당은 초당적 의원외교에도 뜻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의 외교라인 및 공화당 주요 인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는 ‘미국통’ 의원은 많지 않은 편이다. 열린우리당은 올해 7월 말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을 희망한 의원은 많았으나,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 희망자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초청장을 받지 못해 대표단을 보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내 대표적인 외교통은 정의용 의원. 정 의원은 주미대사관 참사관과 공사 등을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미 행정부 내 외교라인과 유엔 쪽에 인맥을 갖고 있다.
당내 대미외교특별위원장인 김혁규(金爀珪) 상임중앙위원도 미국에서 10여년간 사업을 하면서 쌓은 경제계 인맥이 두텁다는 평이다. 김 의원은 뉴욕 한인경제인협회장과 뉴욕한인회 이사장 등을 오래 맡아 교민사회에도 뿌리가 깊다.
로스앤젤레스에서 10여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하고 16대 국회에서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을 지낸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미 의회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하원의 17선인 찰스 랭겔 민주당 의원과 던컨 헌터 하원 군사위원장, 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이 대표적인 지인들.
미국 라이스대 종신교수인 채수찬(蔡秀燦) 의원은 학계에 발이 넓은 편이다. 채 의원은 라이스대 내에 있는 베이커재단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연구 활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심참모였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가깝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은 박진 의원과 유엔 키프로스 평화유지군 사령관을 지낸 황진하(黃震夏) 의원이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출신인 박 의원은 국무부의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과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국방부의 폴 울포위츠 부장관,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보 등과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스티븐 해들리 부보좌관, 마이클 그린 아시아태평양담당 선임보좌관과도 친분이 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 에드윈 풀러 이사장과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박 의원과 가깝다.
황 의원은 1998년부터 3년간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을 하면서 미 국방부 및 NSC의 인사들과 교분을 쌓았다. 황 의원과 가까운 미 행정부 관계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리언 러포트 주한 미군 사령관, 헤리티지재단의 래리 워첼 부소장, 리처드 솔로몬 미 평화연구소(USIP) 소장 등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