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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재집권]민주, 지역구도 못깼다

입력 | 2004-11-04 18:50:00


민주당의 미국 지도에는 중부지역이 텅 비어 있었다. 동서 해안에서만 지지를 받았을 뿐이었다. 근로자와 농민, 중소자영업자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한 때문이다.

▽지역구도 여전=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이 태평양과 대서양에 접한 미 대륙의 도시지역을, 공화당은 농촌이나 개발이 진행 중인 한복판을 장악한 구도가 뚜렷했다. 민주당은 앞서 1992, 1996, 2000년 대통령선거에서도 연안지역의 주에서 패배한 적이 없었다.

민주당은 연간 소득이 3만달러(약 3300만원)인 저소득 유권자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았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선거 결과 이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

다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 1996년 대통령선거에서 근로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중부지역 일부에서 오히려 공화당을 압도했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데는 아버지가 근로자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민주당의 한계=근로자 농민 등 유권자들은 더 나은 보건정책을 제시한 민주당보다 부자를 위한 감세안을 내놓은 공화당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이 도시의 거만한 엘리트 정당으로 비쳐 표를 잃었다는 것이다.

보통 유권자들이 공화당이 내건 감성적 주장에 더 끌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은 보통 유권자들을 위한다며 분배정책 등을 거론한 반면 공화당은 도덕적 가치를 강조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종교(복음주의적 기독교)와 총기 소유, 동성애를 거론해 재미를 봤다. 많은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의 신앙을 업신여기고 총기 휴대에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미 유권자 대부분은 동성결혼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인의 마음을 얻은 방법’의 저자 토머스 프랭크는 “공화당은 평범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정서적으로 강한 흡인력이 있지만 논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주제를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4일 “공화당이 더 영리했다”고 실토한 민주당 소속의 테드 쿨론고스키 오리건 주지사의 말을 인용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