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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48기 국수전…지천명의 혈기

입력 | 2004-11-04 19:06:00


최철한 국수가 최근 9단으로 승단했다. 그는 내년 초 잉씨배 결승이 끝나면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특별 승단하게 돼 있었다. 규정에 따르면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3단, 준우승하면 1단이 오른다. 하지만 그는 올해 53승 22패(승률 70.6%)의 성적을 거두며 잉씨배와 관계없이 9단 승단을 위한 점수를 획득했다. 이로써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오른 기사는 모두 31명이다.

백 52의 두 칸 낮은 걸침은 적절한 하변 삭감수. 이어 백 54로 붙인 것은 참고 1도의 정석을 피한 수다. 흑 14까지 하변 흑 세력이 일당백이다.

그러나 검토실에서는 백 54 대신 참고 2도 백 1에 붙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흑 2, 4로 받아주면 백 5로 붙여 쉽게 수습한다. 또 흑이 참고 3도처럼 변신해도 백 11까지 흑의 두터움이 중복돼 백이 만족스럽다.

흑 55는 백이 62의 곳으로 끊어 참고 1도처럼 두도록 유도한 수.

원 6단은 백 56으로 뻗어 흑의 의도를 비켜간다. 그러자 조훈현 9단은 흑 59, 61로 가차 없이 끊는다. 백이 68까지 타협안을 내놓았지만 흑은 69로 단수치고 71로 늘어 한판 벌이자고 한다.

51세 중년의 기세가 19세 청년의 패기에 밀리지 않는다. 젊은 기사들과 대적하기 위해 전투형으로 기풍을 가다듬은 조 9단의 변신이 놀라울 뿐이다.

해설=김승준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