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지인 충남 당진군 석문면 석문간척지에서 일부 사료업자들이 철새의 서식환경인 갈대를 무단 채취해 지역 환경단체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충남도와 지역 환경단체에 따르면 일부 사료업자들이 최근 10여일째 석문 국가산업단지 예정지(100만평)에서 가축 사료용으로 쓰기위해 대형 예초기와 인부를 동원해 자생 갈대를 마구 베어내고 있다.
베어진 갈대는 일정한 크기의 더미로 묶여 비닐에 덮인 채 간척지에 수일 째 방치돼 있다.
이 갈대밭은 석문 국가산업단지 간척사업이 끝난 1990년부터 형성돼 겨울철새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알을 낳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광석 한국조류보호협회 당진군지회장은 “겨울을 나러 찾아온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와 쇠기러기, 대백로, 가창오리 등의 희귀철새들이 갈대 채취로 서식지가 황량해지고 소음도 심하자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당국이 빨리 손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현장에 나가 갈대밭 훼손상태를 살펴본 뒤 갈대채취를 중단시키고 국가공단 내의 갈대이기 때문에 국가재산 훼손을 근거로 벌금을 물리는 방안 등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