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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라이트, 침묵에서 행동으로…'자유-시장' 지킬 새그룹 뜬다

입력 | 2004-11-07 18:24:00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옹호하는 이른바 ‘뉴 라이트(New Right)’ 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 뉴 라이트 그룹은 국가주의에 기울었던 기존 보수세력과 차별성을 보이면서도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주요 정책이 충분한 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급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을 비판하며 최근 부문별로 세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주요 국가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던 비판적 자유주의 그룹이 이처럼 구체적 행동에 나섬에 따라 현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현 정부 출범 이후 진보 쪽으로 ‘쏠림 현상’을 보였던 우리 사회의 이념추가 균형을 잡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뉴 라이트 그룹의 움직임은 학계, 경제계, 시민단체 등 각 분야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외교안보 분야 중견학자 50여명은 지난달 ‘21세기 지구넷’(회장 하영선·河英善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을 결성했다. 과거 운동권 출신이면서도 실용적 노선을 지지하고 있는 신지호(申志鎬)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등 386세대 소장 학자들은 “현 ‘집권 386세력’은 과거 친북(親北)주의적 사고를 못 버렸다”고 비판하며 이달 말 ‘자유주의 연대’를 발족하기로 했다.

경제계에선 이미 한국경제학회 소속 교수들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우쳤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좌파정책’이라고 공개 비판하고 있다.

또 30, 40대 중도 성향의 변호사들도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이석연(李石淵) 변호사를 앞세워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맞설 독자적인 변호사 단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경석(徐京錫) 서울 조선족교회 담임목사도 “각계 인사들의 뜻을 모아 가칭 ‘나라생각’이라는 중도적인 시민단체를 내년 초쯤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형준(金亨俊)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현 정권의 불안한 국정 운영 방식에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기존 보수세력과 어느 정도 선을 긋는 범(汎)보수-중도세력이 결집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치권으로도 세력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