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에서 접속자명으로만 익숙한 이웃을 직접 만나보니 더욱 친근감을 느꼈어요.”
대전 서구 복수지구 초록마을 3단지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 3개월 만에 이미 이웃사촌이 됐다.
접속자명만 말하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느 동에 사는 사람인지 금방 안다.
입주자들만을 위한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ingoog) 때문이다.
이 카페가 개설된 것은 올 9월. 주민 하을호씨(45·대전동구청 문화공보실 근무)가 개설하고 엘리베이터에 공지하자 너도나도 가입해 현재까지의 입주자 140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73가구가 가입했다. 물론 입주민에게만 회원자격을 준다.
카페에는 ‘관리실 통신’ ‘부녀회소식’ ‘공동구매’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새로 입주한 아파트여서 그런지 가장 주된 관심사는 하자보수 등 건의사항. ‘관리실 통신’란에 글이 오르면 하루도 안돼 관리실에서 달려와 해결한다.
또 ‘아나바다고’(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고쳐 쓰자는 말의 약어) 코너를 마련해 서로 물건을 교환해 쓰고 DVD와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보기도 한다.
동대표도 카페를 통해 구성했고 부녀회와 통장도 구성하기 위해 이미 공고했다.
지난달에는 시중에서 10kg당 2만원짜리 배를 1만원에 공동구매해 인기를 끌었다.
운영자인 하씨는 “바쁜 일상생활을 피해 사이버 상에서 이웃을 알고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는 마라톤클럽 산악회 배드민턴 등 동호인클럽도 조성해 주민들의 친목도모와 건강도 함께 챙기는 등 실생활 인터넷카페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