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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파월은 가고 라이스가 오는데

입력 | 2004-11-16 18:23:00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퇴진은 미 행정부의 외교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국무부의 경우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과 6자회담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까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주한미군 재배치 등 미국과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사실상 새로운 파트너를 맞는 셈이다. 미국의 핵심 외교안보라인이 바뀌는 만큼 정책의 연속성보다는 변화를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옳다.

초미의 관심사는 대북(對北)정책 변화의 진폭이다. 그래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후 첫 대면인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방향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생산적인 회담이 되려면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되 북한을 대화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6자회담은 북핵 해결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부시의 재선과 온건파 파월의 퇴장으로 미국의 일방주의 및 강경 외교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미군의 이라크 팔루자 공격은 그런 우려에 힘을 실어준다. 노무현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 연설을 토대로 한미 정상이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배제를 다짐할 수 있다면 한반도 안정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국무부 입성은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그는 강경파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파월이 대표하는 온건파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 왔다. 6자회담이 바로 타협의 산물이다. 정부도 2년 가까이 라이스와 접촉해 왔기 때문에 대비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미국 외교정책의 기조가 변하더라도 한반도정책은 기존 틀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이 변화를 얘기한다면 정부는 변하지 말아야 할 논리를 제시해 급격한 변화를 막아야 한다. 북핵의 경우 새 외교안보팀 출범을 계기로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해결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