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차게 쏟아지는 장대비, 물에 푹 젖은 그린과 러프.
최경주(슈페리어, 테일러메이드)는 “이런 날씨라면 8오버 정도 쳐야 돼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악천후 속에서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샷은 흔들림이 없었다.
18일 일본 미야자키의 피닉스CC(파70)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피닉스토너먼트(총상금 2억엔). 4.5m짜리 버디 퍼팅으로 첫 홀을 기분 좋게 시작한 우즈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참가 선수 84명 중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5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날씨와 코스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우즈는 유일하게 노보기 라운드를 펼치며 우산을 들고 따라다닌 1000여명의 일본 팬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드라이버 티샷을 7번밖에 하지 않은 우즈는 “이런 날씨에선 모험하지 않고 참을성을 갖고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번째 일본 방문 중 토너먼트 1라운드 선두로 나선 건 처음인데 좋은 징조”라며 일본 투어 첫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 중에선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종덕(43)이 공동 3위(1언더파 69타)로 선전했고 첫 홀에서 소나무 숲에 공이 들어가는 바람에 더블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했던 최경주는 공동 18위(2오버파 72타).
일본 투어 상금 랭킹 4위 양용은(카스코)과 한국프로골프 상금왕 장익제(하이트맥주)는 각각 6오버파 76타와 8오버파 78타로 하위권으로 처졌다.
미야자키=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