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쌀 생산가공업체인 어스플라이어스 직원들이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4 서울 쌀 박람회 및 발효식품전’ 전시장에서 ‘아키타 고마치’라는 자사 브랜드 쌀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박람회에는 일본의 5개 현과 11개 민간업체가 참가해 쌀과 과일, 가공식품 등 농수산물을 홍보했다. 권주훈기자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대서양홀.
코엑스 등이 주최한 ‘2004 서울 쌀박람회 및 발효식품전’에는 일본과 중국 등이 12개 부스를 차려놓고 농수산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 ‘아키타 고마치’라는 브랜드의 쌀을 선보인 어스플라이어스사의 누노타 히사토(布田久人·44) 사장은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쌀시장 추가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일본이 자국산 쌀을 국내 소비자에게 알리는 홍보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쌀 협상 및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쌀시장의 무역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고(高)품질의 쌀로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홍보전 돌입=일본은 이번 박람회에 농림수산성 주도로 아키타(秋田)현 등 5개 현과 어스플라이어스 등 11개 민간업체 등을 모아 참가했다. 한국 내 농수산물 관련 전시회에 일본 업체들이 집단으로 참가하기는 처음이다.
일본 농림수산성 오이시 가즈오(大石一雄) 무역관세과 과장보좌는 “아시아 각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값은 비싸지만 품질 좋은’ 일본 제품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수출 증진에 일본 정부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 지린(吉林)성의 D사가 쌀과 잡곡 등을 전시할 것을 문의하는 등 앞으로 국내 농수산물 전시회에 중국 업체들의 참가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쌀의 품질경쟁력=외국 쌀이 할인점 등에서 팔리더라도 관세 등이 부과되기 때문에 국내 쌀과의 가격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맛과 품질을 비교한 뒤 쌀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농촌진흥청은 2001년 말 국내 농업 관계자 40여명을 대상으로 일본의 아키바레와 고시히카리 등 2종과 국내산 3종의 맛을 비교해 국내산이 1, 2위를 차지하고 일본산이 뒤를 이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김상숙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각국 쌀의 품질을 비교한 결과 일본쌀의 품종이 대체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대부분은 저온저장 등을 통해 품질관리를 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국내 쌀의 품질경쟁력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국내에 유통되는 브랜드 쌀 101종의 완전미율을 조사한 결과 2003년산 쌀은 82.1%로 3년 전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 완전미율 : 싸라기나 변색된 불량미를 제외한 깨끗한 쌀의 비율로 밥맛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 비율이 높을수록 불량미가 적게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