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1060원대로 떨어졌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환율 급락과 관련해 “필요할 경우 행동할 것”이라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급락한 1065.4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97년 11월 21일(1056.0원)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이날 하락 폭은 작년 9월 22일(16.8원) 이후 가장 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 만에 79.4원 폭락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정부는 외환시장이 투기적인 요인에 의해 변동하는 경우에는 그냥 놔두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환율 급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환율 급락의 주요인은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브리핑에서 “환율에 대한 비(非)시장적인 개입은 효과가 없었다”며 달러화 가치 하락을 용인할 방침을 시사한 것. 이 발언의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는 한때 사상 최저치인 유로당 1.3048달러까지 떨어졌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구길모(具吉謨) 과장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03엔대까지 폭락한 데다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팔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며 “환율이 105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先物) 가격은 온스당(1온스는 28.35g) 4.6달러 오른 445.1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198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금값은 최근 3개월간 9.4% 올랐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