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朴相吉)는 지급보증 돼 있는 건설사의 부실채권 99억원을 미국계 투자회사에 단돈 100원에 매각했다며 감사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수사 의뢰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5월 감사원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인 결과 문제의 채권은 1999년 5월경 다른 부실채권 50여개와 함께 한 묶음(1966억원)으로 국제입찰에 부쳐져 미국계 투자회사인 모건 스탠리에 300여억원에 일괄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자산관리공사는 입찰 전 문제의 99억원짜리 부실채권에 주택사업공제조합의 지급보증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당시 주택사업공제조합이 부실화된 상태여서 보증채무이행능력이 없다고 보고 무보증 채권으로 분류해 다른 부실채권과 함께 팔았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모건 스탠리가 2000년 9월 문제의 부실채권에 대해 주택사업공제조합의 후신인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88억원을 변제받은 사실을 확인, 검찰에 수사의뢰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채권의 헐값 매각에서 관련자들의 고의성(업무상 배임 혐의)을 발견치 못해 무혐의 처리했다”며 “결과론적인 헐값 매각이 자산관리공사 내의 자체적 징계 사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