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방 답변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윤광웅 국방부 장관. 윤 장관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의 주적 개념 삭제 발언을 질타하자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은 위협이나 주적은 아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전영한기자
18일 정치권에선 주적(主敵) 개념 삭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에 이어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까지 주적 개념 삭제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나라당은 “주적 개념 삭제는 냉엄한 안보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고 열린우리당은 “남북 화해 추세를 반영한 적절한 조치”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운영위원회의에서 “10년 전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을 넣은 것은 북한핵 사태 때문이었고 북핵 사태가 최고로 악화된 지금 주적 개념을 삭제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북한의 비위를 맞춰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날 윤 장관이 출석한 국회 국방위에선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소속 권경석(權炅錫) 황진하(黃震夏) 송영선(宋永仙) 의원 등은 비공개 질의에서 “국방을 책임진 국방부는 주적 개념을 지킬 국가의 마지막 보루”라며 “북핵 문제 등으로 안보 위협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이 주적 개념 삭제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 소속 김성곤(金星坤) 임종인(林鍾仁) 의원 등은 “북한은 안보위협 대상이면서도 교류협력의 파트너라는 이중성을 갖고 있어 무조건 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국방백서에 특정 국가를 주적으로 명시하는 경우는 다른 나라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윤 장관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이나 적이지만 주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주적이 있으면 부적(副敵), 3적 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