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18일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용인시 죽전동을 잇는 도로의 마지막 미개통 구간 7m 를 연결하는 도로 공사를 강행했다. 성남=박주일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용인시 죽전동을 연결하는 도로 개설 공사를 놓고 주민들간에 5개월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이른바 ‘7m 도로분쟁’이 18일 한국토지공사측의 공사강행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날 토지공사가 공사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구미동 주민들이 다쳤으며, 이들은 도로를 점거해서라도 차량 통행을 막겠다는 강경 입장이어서 마찰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강행=토지공사측이 공사를 강행한다는 소식을 들은 구미동 주민 10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경부터 현장에 불을 지펴 공사 인부의 접근을 막았다. 짙은 연기와 함께 몇몇 주민이 불 속으로 던진 휴대용 부탄가스통이 폭발하는 등 공사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오전 9시10분경 토지공사측이 동원한 용역직원 800여명이 주민들을 끌어내면서 부상자가 속출해 경찰 2명을 포함해 2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1000여명의 경찰이 공사 현장을 에워싼 가운데 토지공사는 미개통 구간인 7m의 도로포장과 차선 도색을 이날 오후 7시경 모두 끝내고 오후 9시경에 도로를 개통했다.
▽전망 및 분쟁 경위=일부 구미동 주민들은 이날 “도로가 개통되더라도 차가 다니지 못하도록 도로를 점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할 경우 교통방해죄를 적용해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죽전택지개발지구(1만8500가구)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는 죽전지구 입주를 앞두고 죽전∼분당을 잇는 도로(280m) 건설에 나섰으나 구미동 주민들은 6월 10일부터 도로 끝 7m 구간에 컨테이너 박스 등을 세워놓고 농성을 벌이며 공사를 저지해 왔다.
이들은 “도로가 개통되면 용인 서북부지역에서 서울로 가는 차들이 대거 구미동 아파트단지를 통과하게 돼 생활 및 교통 환경이 극도로 악화된다”고 우려해 왔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