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수술을 앞둔 탈북 처녀와, 간부전증으로 위독했던 여동생에게 간을 이식해 준 오빠가 수술비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6월 탈북한 뒤 10월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입국한 김미정씨(가명·22·여)는 입국 직후 있은 건강검진에서 만성 골수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즉시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골수를 이식해 줄 만한 가족은 모두 북에 있고 마땅한 기증자를 찾지 못해 계속 통근치료만 받아 왔다.
그러던 중 진료를 받아 오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측의 주선으로 최근 일본에서 유전자 조직이 일치하는 20대 후반의 남자로부터 골수이식을 약속받고 다음달 20일 수술하기로 했다.
그러나 1년여간 계속된 백혈병 치료로 입국 때 정부에서 받았던 정착지원금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받았던 후원금 등 5000여만원을 모두 써버린 상태. 김씨는 가족도 직장도 없는 터라 3000여만원의 수술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다.
김씨는 “좀 더 잘 살아보려고 탈북했더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죽음이었다. 차라리 건강검진을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김씨를 후원해 온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www.kals.or.kr) 조정진 사무총장은 “김씨가 안정적으로 수술에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02-2616-7179
올해 1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독학생 정효수씨(26·충남대 토목공학과 휴학)는 여동생 정명희씨(22·세무사무소 직원)가 급성간부전증으로 생명이 위독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달 초 급히 입국해 간 이식 수술을 마쳤으나 수술비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정씨의 귀국으로 동생은 1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에 성공해 목숨은 건졌지만 1억원가량 되는 수술비와 입원비를 마련하지 못한 것.
정씨가 마련한 돈은 그동안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번 130만원과 친척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준 돈 등 모두 3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정씨는 “보일러공을 하시는 아버지와 허리디스크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모셔보고자 어려운 형편에 유학길에 올랐었다”며 “그냥 여기서 학교 다니며 돈이라도 좀 벌어두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02-3010-0029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