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울산대 외국어 교육원 305호실. 캐나다 국적의 울프강 펠처 교수(54)가 영문과 학생 25명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는 강의와 질문, 답변이 모두 영어로 이뤄진다.
이 강의는 울산대가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맞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교육’ 가운데 하나. 중국어와 프랑스어 일어학과 등에도 외국 국적의 교수가 1명 이상씩 포진해 있다.
1994년부터는 외국어문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만으로 해외 자매대학에서 해당 과목의 수업을 듣는 해외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2000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에 선정돼 6억여원을 지원받았다. 이번 학기에는 영미어문학부 학생 68명이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과 레스브리지대학에서 현지 수업을 받는 것을 비롯해 156명의 학생이 중국과 멕시코 프랑스 등지에서 수업하고 있다.
특히 올해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NURI)사업에 4개가 선정돼 정부로부터 연간 64억원을 지원받게 돼 이공계 학생들의 글로벌 교육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울산대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서울의 유명대학과의 ‘학생 맞교환 프로그램’.
서울대 교수 출신인 정정길(鄭正佶) 총장이 지난해 7월 부임하면서 추진한 이 프로그램은 서울대 고려대 국민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 5개 대학과 협정을 맺고 1년간 학생을 교환해 학점을 인정하는 제도. 울산대는 다른 대학에 산학협동교육과 공학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고려대는 원어강의, 국민대는 디자인, 중앙대는 CT(문화산업), 한국외국어대는 외국어-비 외국어 접목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윈윈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울산대 학생 49명이 서울에서 수학 중이며 울산에 연고가 있는 한국외국어대 학생 2명이 울산대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정 총장은 “학생 맞교환 프로그램은 대학이 특별한 재정확충 없이 서로가 자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1970년 고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울산공대로 설립한 울산대는 현재 11개 단과대학, 6개 대학원에 교수 1400여명에 재학생은 1만2500여명이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