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연구를 전면 금지시키려는 미국의 의도가 일단 좌절됐다.
유엔 회원국들은 18일 전 세계적으로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조약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다.
회원국들은 이날 밤 비공식 회의를 거친 끝에 구속력이 없는 ‘인간복제 선언’을 만들기로 했다. 이 선언은 19일 유엔총회 법제위원회에서 채택되면 내년 2월 발효된다.
17일까지도 표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해 온 미국의 전면금지 주장이 일단 패배한 셈이다.
인간복제에 대한 논란은 올 2월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 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복제를 통해 줄기세포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번 주초까지 계속됐다.
전면금지를 주장하는 ‘코스타리카 안’을 지지하는 나라가 미국 등 62개국, 인간복제는 금지하되 치료복제는 허용하자는 주장을 편 ‘벨기에 안’을 지지하는 나라가 한국 등 22개국으로 집계됐다.
양측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57개 이슬람 국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외교전을 펼쳤으나 어느 쪽도 이슬람 국가들을 모두 끌어들이지 못하자 ‘제3의 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복제연구 전면금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유엔 무대에서 다시 이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