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 한갑수(韓甲洙·사진)씨가 21일 오전 6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1929년 황해도 해주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만세운동을 주도, 4개월간 투옥됐으며 이후 일본 메이지(明治)대와 주오(中央)음악학교를 졸업했다.
광복 후에는 서울대에서 국어를 강의했다.
1948년 한글학회 이사를 맡은 뒤 40여년 동안 매년 1000여건의 강연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 바르고 고운 말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한 고인은 한글전용, 국한문 혼용을 넘어 “한문을 배우되 경우에 따라 따로 쓰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대한일보 전무이사와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5·16민족상 이사, 민속음악협회 회장, 한글기계화연구소 이사장, 민족문화추진회 이사, 도예가연맹 총재, 한국걷기본부 총재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했으며 1995년 한글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1992년 은관문화훈장, 1980년 외솔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원본훈민정음 풀이’ ‘바른말 고운말 사전’ 등이 있다.
유족으로 상대(相大·명지대 교수) 상찬(相燦·토요신문 회장)씨 등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3호실. 발인 24일 오전 9시. 02-2072-201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