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마당이 있는 펜션 한 채를 통째로 빌려주는 파인빌리지의 모습. 단지 내 34가구는 모두 겉모습이 달라 단지 자체가 볼거리가 되도록 꾸며졌다. 사진제공 파인건설
휴양 숙박시설로 20여년간 인기를 누렸던 콘도에 맞서는 숙박 상품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 고급 민박을 지향하며 이국적인 건축미로 여행객의 관심을 끌고 있는 펜션이 바로 그것.
강원 평창군에 자리 잡은 국내 최대 펜션단지인 ‘파인빌리지(옛 파인성우빌리지)’와 국내 최고 콘도로 불리는 ‘용평콘도’를 통해 펜션과 콘도의 소리 없는 전쟁을 들여다봤다.
▽전원생활 vs 다양한 위락시설=펜션의 주고객은 콘크리트 건물과 관광지의 번잡함을 싫어하는 가족들, 그리고 젊은 연인들이다. 상쾌한 바람과 한적한 분위기, 예쁜 펜션 자체가 관광상품이다.
파인빌리지에서는 잔디 마당이 있는 목조주택 한 채를 통째로 빌려 주기 때문에 이용객은 바비큐 파티를 여는 등 별장처럼 이용할 수 있다. 2000년에 사업을 시작해 입소문만으로 4500여명의 온라인 회원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다.
파인빌리지지향점가족과 오붓하게 즐기는 자연속 휴양소재지강원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객실 수34가구(60여실)부대시설잔디마당 바비큐시설 산책로 등산로 수영장 슈퍼마켓 식당 등면적1만4800평대표적인 즐길거리성우리조트 스키장, 뇌운계곡 래프팅, 백덕산 등산, 펜션단지 산책이용 요금(성수기1박)26평형 기준 주말 15만6000원, 주중 12만원(회원권 제도 없음)자료제공 파인빌리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를 웃돌고 있는 용평콘도는 스키장과 골프장 등 고급 위락시설을 기반으로 ‘참살이(웰빙) 시대에 어울리는 휴양’을 강조하고 있다. 2002년 말에는 목가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버치힐콘도(450실)를 열었고 지금은 316실 규모의 그린피아콘도를 분양하며 덩치를 더 키우고 있다.
용평리조트 장윤규 마케팅담당 상무는 “레저활동을 통한 재미와 전원 속 자연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용평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용평콘도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버치힐콘도 전경. 주5일 근무제가 내년 7월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을 앞두고 신규 콘도를 지어 분양하고 있다. 평창=신원건기자
▽걸리버와 난쟁이들의 싸움=용평콘도가 있는 평창군에는 펜션들이 즐비하다. 객실 1500여개를 가진 용평콘도를 소규모 펜션이 포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은 ‘걸리버’를 에워싼 난쟁이들을 연상시킬 정도. 강원도가 추정하는 평창군의 펜션 수는 800여 곳에 달한다.
객실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놓고 콘도와 펜션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파인빌리지는 작년에 탤런트 송승헌씨를 광고모델로 삼아 대만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용평콘도는 일본의 한류(韓流) 열풍에 힘입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용평콘도지향점참살이 시대에 어울리는 휴양소재지강원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
객실 수1620실부대시설산림욕장, 수영장, 사우나, 등산로, 인라인스케이트코스, 산악자전거코스, 참소리박물관, 식당 등면적500만평(스키장 등 포함)대표적인 즐길거리스키장과 골프장이용 요금(성수기1박)28평형 기준(회원권을 빌린 경우) 주말 13만원, 주중 10만원자료제공:용평콘도
콘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법인회원 모집 시장에도 펜션업계가 뛰어듦에 따라 펜션을 사내 복지시설로 활용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대표적인 펜션 소개 사이트인 ‘렛츠고펜션월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해 1∼10월에 소개한 숙박건수는 펜션 1곳당 1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72건에 비해 38%나 늘었다.
콘도 업계의 매출액도 증가 추세다. 작년 매출 132억원인 용평콘도의 경우 5년 연속 매년 20% 정도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평창=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