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근교에 5평 남짓한 주말농장을 받아 열심히 가꾸었다. 아이들도 주말농장에 가는 걸 즐거워해 주말농장이 가족의 행복이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배추를 수확하러 갔을 때였다. 차를 세우자마자 쏜살같이 뛰쳐나갔던 큰 녀석이 다시 뛰어오며 “아빠, 배추가 하나도 없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2주 전까지 멀쩡하던 배추가 13포기 중 2포기만 남고 사라져 버렸다. 포기당 1000원도 안한다는 배추가 아까워서가 아니다. 그 배추를 훔쳐간 사람은 단순히 배추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행복과 아이들의 기대까지 앗아간 것이다. 기본적인 양심은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강석훈 회사원·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