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문학도들이 인터넷 소설에 몰려들었나?”
SBSi가 21일 자정 마감한 인터넷 소설 공모 결과 1만3610명이 응모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소설 공모 사상 최다 응모자 기록으로 ‘인터넷 문학’의 확산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응모작 가운데 응모자가 도중에 삭제하지 않고 공모전 홈페이지에 21일까지 연재한 작품은 8236편이고, A4 용지 70장 이상(단행본 1권 분량)이라는 공모 조건을 충족한 ‘완결 작품’은 1800여 편인 것으로 중간 집계됐다.
SBSi의 구자은 과장은 “7월 공모 시작 때만 해도 이 같은 열기는 상상도 못했다”며 “169만 명이 830만 페이지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SBSi는 심사 계획을 바꿔 방송작가 10여명에게 1차 예심을 의뢰해 200여 편의 작품을 추려내기로 했다.
심사를 맡은 시인 겸 소설가 이산하씨는 “11월초에 응모자들의 열기로 미뤄 ‘완결 작품’의 숫자가 1만 편을 넘어설 것처럼 보여 심사를 맡은 13명의 작가들이 ‘도망이나 갔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며 “21일까지 들어온 1800여 편의 ‘완결 작품’도 만만한 양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사는 12월 중순까지 진행되며 당선작은 12월22일 SBSi 인터넷 홈페이지에 발표된다. 최우수작 1편 등 모두 5편을 뽑을 예정.
국내 방송사에서 ‘인터넷 소설’을 공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이유는 인터넷 소설로 인기를 얻은 ‘귀여니’나 이윤세 작가의 성공사례가 있는데다, 수상작들이 드라마 영화 게임 책으로 만들어지는 등 부가가치를 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공모에는 기상천외한(?) ‘질문 및 소원사항’들이 제기돼 ‘인터넷 소설’의 문제점을 예고해주고 있다. “제가 다음 카페에 연재한 소설을 누가 그대로 퍼서 여기 응모했는데요. 신고합니다.”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소설에 실명을 그대로 썼는데요, 가명으로 바꿀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