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공무원 등의 임용시험에서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만점의 10%를 가산점으로 주도록 한데 대해 일반 지원자들이 “역차별”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5일 치러질 중등교원 임용시험 원서를 접수한 결과, 3985명 모집에 7만3910명이 지원(경쟁률 18.5대1)했으며 이 중 국가유공자 자녀 지원자가 2089명(52.4%)에 달했다. 사실상 나머지 1896개 자리를 놓고 7만1821명이 경쟁(38대 1)하게 된 셈. ‘디자인·공예’, ‘정보·컴퓨터’ 등 일부 과목은 모집 예정 인원을 넘는 국가유공자 자녀가 지원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일반 지원자들은 교육인적자원부 사이트로 몰려가 집중 항의를 하고 있다.
일반지원자들의 주장은 임용시험은 100점 만점에 1점 미만으로 당락이 갈리는 데 10점씩을 얹어주면 사실상 합격 시켜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결국 국가유공자 자녀끼리의 경쟁이지 일반 지원자는 들러리가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고사준비생부모’는 “유공자를 대우한다는데 뭐라 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있다면 이 방법은 피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김혜진’씨는 “언니가 작년에 0.3점 차이로 아깝게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3명을 뽑는데 국가 유공자가 4명”이라면서 “국가 유공자가 대우를 받아야 함은 마땅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또 한번 좌절감과 함께 피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고생’이라는 네티즌은 “만점의 10%를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가산점으로 주는 것은 사실상 이들을 뽑기 위한 것”이라며 “가산점도 장애인 경우처럼 별도로 선발하는 방식을 취해야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유공자 자녀 지원자들은 일반 지원자들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정부에 가산점을 폐지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은 힘겹게 살아온 것도 억울한데 자신들을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노리수’라는 네티즌은 “가산점을 없애자구요? 자질이 없다구요? 보훈가족이 아닌 사람은 그런 말 할 자격도 없다”면서 “내 아버지의 죽음이 누구를 위한 죽음이었나? 가산점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공자녀’는 “유공자 가족의 삶이야 말해봐야 이해를 못할 테니 않겠으나, 지금 당신들은 ‘왜 우리 아버지는 유공자가 아니냐’고 원망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면서 “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예우는 압력과 타협으로 해결 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유공자 자녀 네티즌은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을 존경의 눈빛이 아니라 ‘꽁짜로 사는 놈들’로 보는 것 같아 싫다”면서 “가산점이 10점이라면 크긴 큰 것 같지만, 한평생 가족들을 가난이란 고리 속에 묶게 해둔 보상치곤 너무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임용시험 이후 유공자 가산점을 5% 정도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보훈처와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개정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독립 유공자, 국가 유공자, 5·18 광주민주화 유공자와 그 자녀에게 교원임용시험을 포함한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각 시험단계마다 과목별 만점의 10%를 얹어주도록 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