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사는 김봉현씨(67)는 다음 달 첫 생일을 맞는 손자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어떤 선물이 좋을까 고민하던 김씨는 TV 홈쇼핑에서 어린이용 보험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보험상품을 선물로 골랐다. 김씨는 일시납으로 보험료 23만원을 냈다. 이로써 손자는 15년 안에 병이나 교통사고 등을 당하면 최고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받게 된다. 김씨는 “홈쇼핑에서 보험상품까지 파는지 몰랐다”며 “방송 진행자와 전화 상담원을 통해 상품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파악한 후 간편하게 가입했다”고 말했다》.
보험상품의 98% 이상은 보험회사와 대리점, 은행을 통해 팔린다. 최근에는 TV 홈쇼핑과 신용카드회사 등을 통한 제휴 판매가 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는 홈쇼핑을, 손해보험회사들은 신용카드회사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보험회사의 제휴판매 현황=홈쇼핑과 신용카드회사를 통해 팔리는 보험은 내용이 간단하고 보험료가 싼 질병 또는 상해보험이 대부분이다.
홈쇼핑을 통한 보험 판매는 지난해 10월 PCA생명과 현대홈쇼핑이 시작했다. 현재 5개 홈쇼핑회사가 보험상품을 팔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해 4월부터 CJ홈쇼핑을 통해 어린이 질병 상해보험인 ‘e수호천사 아가사랑보험’을 팔기 시작해 이달 25일까지 140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손해보험회사인 LG화재는 올해 상반기(4∼9월)에 회사와 대리점, 은행을 제외한 제휴 판매처를 통해 422억원의 보험료를 거뒀다. 이 가운데 95%는 신용카드회사를 통해 얻은 질병 또는 교통, 상해보험료 수입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6월 손해보험회사들은 홈쇼핑과 신용카드회사, 인터넷 포털사이트, 할인점, 여행사 등 제휴업체를 통해 모두 686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전체 보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지난해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다.
금감원은 생명보험회사들의 제휴판매 현황을 조사해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싸고 편하지만 충동구매는 피해야=홈쇼핑과 신용카드회사 등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설계사를 만나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가 대체로 5∼10% 싸다. 설계사의 수당 등으로 지급되는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가입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홈쇼핑의 경우 방송을 본 뒤 전화로 상담을 신청하면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온다. 상담원에게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육성으로 가입 의사를 밝히면 보험에 들게 된다. 보험회사 직원을 만나거나 서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부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낮추는 만큼 보장 내용을 줄이기도 하므로 보험설계사가 파는 상품과 조건을 꼼꼼히 비교한 뒤 가입하는 것이 좋다.
홈쇼핑을 보거나 신용카드회사 상담원의 전화를 받다 꼭 필요하지 않은 보험에 충동적으로 가입하는 일도 피해야 한다.
금감원 최용수(崔龍洙) 보험검사3팀장은 “보험 전문가가 아닌 제휴회사 판매 직원이 보험 내용을 잘못 전달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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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