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5일 남재준(南在俊) 육군 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곧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를 반려하자 오후 내내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 총장의 사퇴가 반려된다면 가장 좋은 결과이지만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특히 육군 장성진급 인사비리 괴문서 사건과 관련해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이 군 검찰의 압수수색을 승인한 이후 육군의 반발이 거세진 상태에서 남 총장이 사의까지 표명하자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남 총장이 사퇴하면 국방부 문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애로가 발생하고 문민화가 완성된 이후에도 국방부와 육군 간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남 총장의 사의가 반려되더라도 군 검찰의 수사가 끝날 때까지 국방부과 육군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군 검찰에게 칼을 쥐어준 것이 바로 국방부이기 때문에 육군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더욱이 남 총장이 한번 사의 표명했기 때문에 육군의 태도는 더욱 완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에 대한 수사를 직접 맡고 있는 군 검찰도 난감해하고 있다. 청와대의 제보로 시작한 '음주운전 경력자의 진급' 수사사건이 괴문서가 등장하면서 '기획수사'로 비춰진 것에 가뜩이나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 남 총장의 사의 표명까지 터지자 "수사를 중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군 검찰 관계자는 "일단 수사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