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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유혈충돌 위기…유셴코 “선관위 발표는 국가쿠데타”

입력 | 2004-11-25 18:06:00

대통령 선거 부정 시비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양분되고 있다. 당선자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 지지자들이 24일 수도 키예프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자 발표에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왼쪽). 같은 날 미국 워싱턴의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는 패배한 빅토르 유셴코 후보를 지지하는 미국 거주 우크라이나인과 미국 시민들이 부정 선거 성토 시위를 벌였다.



우크라이나 대선이 부정선거로 왜곡됐다며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빅토르 유셴코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시위와 파업이 확산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유혈 충돌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4일 유셴코 후보가 국민 총파업을 촉구함에 따라 시작된 파업은 25일 서부 르비프시에서 수천명의 교사와 학생이 동참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수도 키예프의 독립광장에는 10만여명의 유셴코 후보 지지자가 몰렸다. 한편 키예프에는 전날부터 당선자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 지지 세력도 몰려들어 충돌 우려를 빚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야누코비치 총리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 그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했으며, 우크라이나 선거가 ‘투명하게’ 치러졌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선택은 안정, 국가의 강화, 민주주의와 경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것”이라며 야누코비치 총리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4일 오후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집계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선의 완전한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정치 및 무역 제재 가능성을 나타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지금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편에 설지 말지를 결정할 시점”이라며 “합법적이지 않은 선거 결과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를 지지해 온 레오니트 쿠치마 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내전 위기에 몰려 있다”며 “국제사회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