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의 전역지원서 제출 파문은 노무현 대통령의 반려로 매듭지어졌지만 정치권엔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코드 개혁’을 문제 삼는 등 이를 즉각 정치쟁점화하고 나섰다. 남 총장의 전역지원서 제출은 군의 주류 교체를 노린 여권의 움직임에 대한 정면 반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군의 사기 저하가 우려되는 등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라며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추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한나라당 간사인 박진(朴振) 의원은 “군 검찰이 갑작스럽게 군 장성 비리 조사에 나선 것은 정치 재판이자 표적 수사일 가능성이 크다”며 “남 총장의 사퇴 표명은 군 코드 개혁이 빚은 참사”라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권력의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 상임위에서 이를 집중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 장성 출신인 황진하(黃震夏) 의원은 “(군 인사비리에 관한) 괴문서가 발견돼 조사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괴문서 발견 2, 3일 전에 조사에 들어간 것 자체가 이 사건에 대해 의혹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이평수(李枰秀) 수석부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군의 명예와 안보를 생각한다면 차분하게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도리”라며 정치쟁점화를 경계했다.
그러나 당 국방정책 담당자인 안영근(安泳根) 제2정책조정위원장이 이날 전격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그가 ‘군비리 국정조사’ 발언 하루 만에 전격 사퇴한 것은 당 지도부가 정권과 군의 정면 대립 양상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해 당론과 다른 주장을 펴 왔기 때문에 당 지도부는 그가 군 비리 국정조사 문제에 대해 당론과 다른 의견을 다시 밝힌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은 “안 의원의 발언은 개인 차원의 의견으로 당에서 일절 논의된 바 없다”고 당 방침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