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만남노무현 대통령(왼쪽)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사랑의 열매 전달식에서 연기금 발언 파문으로 쌓인 앙금을 풀었다. 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앞서 노 대통령에게 “정책적인 문제제기인데 너무 파장이 컸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박경모기자
여권의 연기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방침에 반기를 들어 파문을 일으켰던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사랑의 열매’ 전달식 행사 직전 15분 정도 대화를 나눴고, 이 자리에는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이날 만남은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고 긴장된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 장관이 자신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잘못됐다’는 지적을 전폭 수용함으로써 부드럽게 마무리됐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나올 때 표정이 두 분 모두 아주 밝았다. 대화 내용은 김 장관에게 물어보면 소개해 줄 것”이라고 말해 두 사람간 오해가 풀렸음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이어 국회에서 열린 백봉신사상 시상식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내용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내가 문제점을 지적한 절차와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대통령의 지적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며 “정책적인 문제제기인데 파장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순방 중 결과적으로 큰 물의를 빚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과의 오해를 풀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은 ‘화가 났었다’고 말했지만 나중에는 웃으셨다”며 “이제 오해가 풀렸고, 더 이상 이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장관은 백봉신사상 수상소감에서 “복지부의 역할은 행정부 중에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어머니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머니가 처음에 시집을 오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이지만 저는 수양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다가 사회에 큰 물의를 빚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