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9000만원을 선고받고 다음달 중순에 형기 만료로 풀려나는 안희정(安熙正·전 노무현 대통령후보 정무팀장)씨가 미국행을 선택하기로 했다.
또 안씨의 대학 후배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7월 풀려난 여택수(呂澤壽·전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씨도 안씨 출소 후 함께 미국행을 검토 중이다.
열린우리당 한 386 의원은 25일 “두 사람 모두 노 대통령의 임기 중에는 국내를 떠나 미국에 나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교포들이 없는 아주 외딴곳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간의 이목을 피해 노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해외에서 ‘조용히’ 지내겠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안씨가 풀려나더라도 사면을 받지 않는 한 정치 활동을 하기 어렵고, 국내에 머물 경우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그렇게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안씨는 최근 옥중에서 독서를 하면서 출소 이후 ‘새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선 안씨가 재판을 받고 있는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낙마할 경우, 충남 논산에서 내년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설득력이 별로 없다. 재·보선에 출마하려면 사면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이 경우 형평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좌희정(左熙正) 우광재(右光宰·이광재)’라는 말처럼 두 사람은 노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며 “광재는 국회의원이 됐지만 희정이가 저렇게 돼 노 대통령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