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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북스]‘성공 자기경영을 위한 101가지 비타민’

입력 | 2004-11-26 16:58:00


◇성공 자기경영을 위한 101가지 비타민/예병일 지음/304쪽 1만원 플루토북

‘성공학’이란 학문이 있는가. 아직은 없다. 그런 이름으로는 자리 잡지 못했다.

성공한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물론 성공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성공 비결을 소개하는 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니 세월이 흐르면 ‘성공학’이 학문으로서도 대접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 책도 성공학 입문서로 분류될 수 있겠다. 얼핏 보면 처세술, 출세비법 등을 가르치는 여느 책과 비슷하다. 그러나 세심히 살피면 개인의 자기계발 방법뿐 아니라 보람 있는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격조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전문적으로 쓰는 공병호 박사, 구본형씨 등이 ‘강적(强敵)’을 만난 셈이다.

종합일간지 경제부 기자 출신인 저자가 39세의 젊은 나이인데도 만만찮은 내공을 가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101개의 에세이로 이뤄져 있다. 이를 크게 11개 분야로 나눠 개인 성공전략, 리더십, 재테크, 삶을 보는 눈, 시간관리 등으로 주제별로 정리했다. 각 에세이의 첫 부분엔 저자가 읽은 책이나 자료 가운데 감명 깊은 부분이 짤막하게 인용돼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다른 전문가 100여명의 글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겨울 추위가 봄꽃을 한결 아름답게 피우리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는 도입부에 ‘혼자만 살면 무슨 재민겨’(현암사)라는 책의 일부가 소개돼 있다. 그런 다음 불황에도 용기를 잃지 말라는 저자 자신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의 목소리보다 먼저 타인의 글을 내세움으로써 겸양 발휘, 타당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나는 항상 요청받은 일의 10배를 해 줍니다’라는 글을 살펴보자. 누군가가 부탁을 하면 이를 들어주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직장 옆 자리에서 고생하는 동료가 있으면 “뭐 도와줄 거 없느냐”며 다정하게 물어본다. 반면에 누가 부탁하면 건성으로 응대하거나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을 정도’로만 일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 이 두 사람은 완전히 달라진다. 상사는 중요한 일을 성실한 부하에게 맡긴다. 그는 조직에서 자연스레 ‘키 맨’으로 성장한다.

적당히 시간을 때우는 직장인은 중요한 일을 맡지 못해 점점 변방으로 밀려난다. 미국의 어느 성공한 최고경영자는 “나는 누가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그것의 10배를 더 해 준다”고 말했다는 것. 그런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제를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틈틈이 경제원론서를 꺼내보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신문의 경제 관련 기사도 꼼꼼히 읽어야 한다. 좋은 기사를 스크랩하는 버릇을 들이면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는다.

저자는 고교시절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이 눈에 띄면 공책에 옮겨 놓았다고 한다. 힘들거나 지쳤을 때 그걸 읽으면 용기가 났단다. 이 책은 저자의 이 같은 오랜 습관의 산물이다. 저자가 제공하는 101가지의 다양한 ‘비타민’을 섭취하고 싶지 않은가. 독자의 삶에 훌륭한 자양분이 되리라.

고승철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