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보세요. 건축전기설계 분야의 대한민국 최고가 될 겁니다."
29일 발표되는 제74회 기술사 건축전기설비 분야에 합격한 43세의 만학 주부 최윤숙씨(여·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당찬 포부다.
국가기술자격검정 중 기술계 최고 자격인 기술사 시험에는 올해 8200명의 전문기술인이 43개 종목에 응모, 406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 가운데 최씨는 남자도 쉽지 않다는 건축전기설비 종목에 도전, 16명의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여성합격자 24명 가운데 최고령이기도 하다.
20년 전 전문대 전기과를 졸업한 뒤 설계사무소 등에서 일하며 줄곧 전기 배선의 설계와 감리 분야에 몸을 담아온 최씨.
결국 10번의 도전 끝에 기술사 자격증을 움켜 쥐었다. 국내에서 여성 건축전기설비 기술사는 최씨를 포함해 단 4명.
최씨는 1987년 서울 영등포 롯데백화점 건설때 전기분야 설계업무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굵직한 공사들을 통해 경험을 쌓은 게 자격증 획득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만학의 열정도 끝이 없다.
그는 올 2월 서울산업대학 전기과를 졸업한 데 이어 최근 연세대 대학원에 응시, 최종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60세에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 나이가 뭐 늦은 건가요. 석사는 물론 박사까지 꼭 도전할 겁니다."
최씨는 "일이 밀려 바쁠때는 집에 늦게 들어오거나 못들어올때도 있는데 묵묵히 참고 밀어주는 남편이 너무 고맙다"며 "엄마의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딸 아이도 최고의 후원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험에서 최고 득점 합격자는 교통기술사에 응시한 정기모씨(37), 최연소 합격자는 조성호씨(29·정보관리), 최고령 합격자는 김광석씨(66·토목시공)가 영예를 차지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