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고혈압 주간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2000∼2003년 고혈압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겨울이 여름보다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 혈압은 13mmHg 정도 올라간다. 지금부터 더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은 그 자체만으로는 위협이 아닐 수도 있다. 혈압이 높다 해서 특별한 증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뇌출혈, 협심증, 심근경색증, 신부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혈압 무시하지 마라=고혈압은 국내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다. 그러나 환자 절반이 치료를 하지 않는다. 고혈압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고혈압 치료를 받는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가 다른 병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고혈압을 발견했다. 환자의 15%는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약을 끊었다.
고혈압이 중년 이후 남자만의 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술과 담배가 고혈압의 주원인이기는 하지만 피임약, 갱년기장애 등이 원인이 돼 고혈압에 걸리는 여성도 늘고 있다.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30세 이상 여성의 26.5%가 고혈압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청소년 고혈압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고혈압학회 배종화 이사장은 “운동부족과 비만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오해와 진실=목이 뻣뻣하면 혈압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대부분 고혈압과 상관이 없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혈압이 높아진다는 속설 또한 틀리다. 짜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혈압을 올리지만 매운 음식은 혈압과 관계가 없다.
측정 시점의 몸 상태에 따라 혈압은 약간씩 달리 나올 수 있다. 따라서 1회 측정으로 고혈압을 단정하지 말고 2, 3회 더 측정한 뒤 결정하는 게 좋다. 측정할 때 다리를 꼬거나 측정 전에 커피를 마시면 혈압에 영향을 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혈압, 이렇게 잡아라=약을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이뇨제, 교감신경차단제, 혈관확장제 등 다양한 약을 섞어 처방한다. 하루에 한 번 복용하면 생활에 별 지장이 없다.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가 가장 많이 권장된다. 3개월 정도 꾸준히 운동하면 혈압은 9∼15mmHg 정도 내려간다. 역기를 들거나 단거리달리기 등은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어느 정도 혈압이 떨어지면 귀찮다고 약을 끊고 운동만 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십중팔구 혈압이 다시 올라간다.
절주와 금연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소금을 적게 먹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식사할 때 염분이 많은 국을 먹지 않는 게 좋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