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열린 KBS 가요대상 시상식. -사진제공 KBS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안정대·이하 연제협)가 26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 스포츠신문 등이 선정하는 ‘연말 가요 시상식’의 폐지를 권고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제협측은 이 성명서에서 올해의 경우 기일이 촉박한 만큼 계획된 시상식 대신 축제형태로 진행해 줄 것을 주최 측에 요청했다. 연제협은 가수 매니지먼트사와 음반제작사 등 국내 290여개 연예기획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연예계 최대 규모의 단체. 연제협측은 이번 성명서에서 후속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시상식을 강행할 경우 ‘선정가수 불참’ 등의 실력행사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제협은 ‘연말 시상식 제도의 발전적 해체를 요청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이 성명서에서 △음반시장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양분되면서 시상 선정기준이 모호해졌고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연예기획사간의 반목과 불신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연제협은 현재 중복되는 모든 시상식을 폐지하고 내년부터 통합 시상식인 ‘코리안뮤직어워드’(가칭)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제협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시상식 주최측은 일정상의 이유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다음달 2일의 ‘제19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예정대로 개최한다. 다음달 4일 열릴 ‘2004 m.net KM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케이블 방송사 관계자는 “연제협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일이 촉박해 시상식이 있는 시나리오와 없는 시나리오를 둘 다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BC는 연말 ‘10대 가수 가요제’를 어떤 형식으로든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SBS의 연말 시상식인 ‘가요대전’ 유윤재 PD는 “연제협과 의논해 들어줄 수 있는 요구사항은 들어주겠다”고 말했으며 KBS는 아직 이 문제에 관해 내부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