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등기소의 일부 직원들이 민원업무를 처리하면서 속칭 ‘급행료’를 받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경기 판교신도시 인근의 임야를 구입한 뒤 투자자들에게 비싼 값에 되판 혐의로 관련자 13명을 구속한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면서 토지 브로커들이 법원 등기소에 급행료를 제공해 온 단서를 포착했다.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브로커들의 ‘장부’에는 2001년부터 3년여간 소유권이전 등기 등을 하면서 수도권 지역 20여개 등기소 및 등기과 직원들에게 건당 3만∼7만원씩 모두 5000만원을 지급한 사실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등기소의 개별 직원에게 돌아간 몫을 계산해보면 수수금액이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만큼 크지는 않다고 판단해 수사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브로커들이 올해 1∼9월 800만∼900만원의 급행료를 등기소들에 제공한 자료를 뽑아 대법원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감사담당관실을 통해 해당 등기소 직원 40여명의 명단을 작성,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법원은 이들 중 상당수가 토지 브로커들로부터 받은 급행료를 용돈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다음달 중 이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