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3부(부장판사 강영호·姜永虎)는 특수관계 회사에 주식을 비싸게 넘긴 행위로 101억여원의 증여세가 부과된 최순영(崔淳永)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26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최씨는 1997년 3월 자신의 대한생명 주식 23만2000주를 호원물산, 길천산업, 63쇼핑 등에 주당 5000원에 양도하고 이듬해 신동아건설과 동아제분의 유상증자 때는 자신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을 63쇼핑, 신동아통상 등이 주당 5000원에 인수케 했다.
이에 용산세무서는 최씨가 이 과정에서 얻은 236억여원의 차익을 이들 업체에서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101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최씨는 세금 부과 당시 해당 주식은 이미 전량 소각되거나 압류된 상황이어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최씨는 자신이 대주주인 대한생명 주식이 주당 1733원 정도였음에도 특수관계에 있는 호원물산 등에 주당 5000원에 양도해 이익을 얻었고 또 두 차례 유상증자시 주당 1824원, 305원에 불과했던 동아제분 주식과 주당 0원인 신동아건설 주식을 63쇼핑 등이 주당 5000원에 인수토록 해 그 차액에 해당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식 인수 기업이 자본금이 1억∼35억원에 불과한데도 대한생명의 요구로 대한생명에서 대출까지 받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최씨가 이들 기업의 사업방침을 지시하고 인사권을 행사한 점 등을 감안하면 상속 및 증여세법상(상증법) 특수관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