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 정세균 위원장(가운데)은 28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9일 오후 2시 예결특위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더 이상 예산심사를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로 판단된다”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김경제기자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결산소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로 공전 상태에 빠져 있다.
열린우리당은 28일 정세균(丁世均) 예결위원장이 소위원장까지 맡기로 한 예결위 회의록(9월 17일)을 공개하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여야간에 합의된 내용을 뒤집으려 한다면 국회 질서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예결위원장이 결산소위원장까지 맡는 것이 관례였으나 지난해 다수당이던 한나라당이 예외적으로 결산소위원장을 차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정 위원장이 다른 상임위 활동에 바빴던 한나라당 예결위원이 많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도 없는 관례를 들어 밀어붙인 것이다”고 반발했다.
유승민(劉承旼) 제3정조위원장은 이날 “여당이 위원장 이외에 결산 및 계수조정 소위원장까지 독식하는 것은 야당을 무시하는 횡포”라며 “최소한 결산소위원장은 한나라당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이 불참하더라도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9일)이 임박했다는 이유를 들며 “내일(29일) 예결위 회의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 위원장은 “29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론을 모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