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현주엽이 28일 KCC전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유야 어떻든 비난 여론에 휩싸인 현주엽을 보면서 그의 순탄치 않은 농구 인생이 떠오른다.
고려대 시절 한국 최고의 파워 포워드로 이름을 날린 현주엽은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휘문고 1년 선배 서장훈이 있던 SK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SK 감독이던 안준호 현 삼성 감독은 현주엽을 뽑고 만세까지 불렀다.
하지만 현주엽은 프로 신인 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니 이듬해에는 조상현과 트레이드되는 수모까지 맛봤다. 이후 구단 고위층 및 코칭스태프와 불화설, 톱 여배우와의 염문설에 휩싸이더니 군에 입대해서는 과체중과 고질인 무릎 부상으로 은퇴설까지 나왔다.
그러던 현주엽이 올 시즌 체중을 20kg이나 빼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것을 보며 필자는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현주엽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연세대 감독 시절 필자는 서장훈(현 삼성)을 뽑은 이듬해 현주엽의 스카우트에도 공을 들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현주엽은 “서장훈과 함께 하는 쉬운 승리보단 힘들지만 나만의 농구를 해 보겠다”며 라이벌 고려대에 진학할 만큼 개성이 강했다.
인터뷰 거절 해프닝도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과 함께 그의 성격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의 행위가 프로답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에 따른 페널티(벌금 50만원)를 감수하면 되는 것이 프로세계 아닐까.
남다른 개성까지 농구 발전의 활력소로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MBC해설위원 cowm55@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