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이 농구공에 빠져 살아왔다우.” 7일 개막되는 2004농구대잔치에 서울대 농구부를 이끌고 출전하는 장갑진 감독. 올해 여든의 국내 최고령 지도자로 1964년부터 서울대 농구팀을 이끌고 있다. 김동주기자
“1960년대 학번은 선생님, 1970년대 학번은 아버님 혹은 사부님, 요즘 학생들은 ‘갑진이 형’이라고 불러요. 허허.”
올해 여든인 장갑진 서울대 농구부 감독은 현역 사령탑 가운데 최고령. 그는 12월 7일부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04 농구대잔치에 참가한다. 서울대 농구부를 이끌어 온 지 올해로 40년째.
서울대 상대 출신인 장 감독은 대학생 시절부터 농구에 빠져 지냈다. 빠르고 다양한 작전의 묘미에 반한 것. 6·25전쟁의 와중에 농구부가 해체되자 졸업 후 개인사업을 하던 장 감독은 동문들의 힘을 모아 다시 팀을 만들었다. 1964년엔 사업을 집어치우고 아예 감독을 맡았다.
서울대 농구부는 순수 아마추어팀. 그렇다보니 특기생들이 수두룩한 다른 대학보다 실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농구대잔치엔 2부리그에 출전해 2패. 올 MBC배 대회에서도 2패. 그는 제자들에게 승리보다 스포츠를 통한 협동정신과 페어플레이, 목적의식을 길러주려고 노력한다. 서울대 농구부 출신인 최대혁 서강대 체육관장은 “숨이 차고 힘들 때를 넘겨야 성공한다, 지더라도 성실한 과정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떠올렸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