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
4068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고속철도 광명역사가 이용객 부족으로 무용지물로 전락할 지경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왜 그런가.
당초 정부는 서울 도심으로의 인구 유입 억제, 인천국제공황과의 근접성 등을 고려해 서울 서남부에 접경한 광명을 경부고속철도의 시발지로 한다고 했다. 실제로 광명은 서해안 고속도로,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고속철 시발역과 같은 교통허브로 기능할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뒤 정부 방침이 계속 바뀌어 광명역사는 예산 낭비의 표본처럼 되어 버렸다. 고속철 시발역은 서울역으로 바뀌었고 고속철은 광명역에 앞서 용산역에도 한번 정차하게 됐다. 물론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럴 것이면 애초 왜 그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광명역을 대규모로 건설했는지 의문이다.
도심인구 유입 억제라는 당초의 취지를 살려 광명역을 활성화하면서도 도심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보기는 했는지 묻고싶다. 광명역 연계 버스 노선을 확충했다지만 연계 전철 등 핵심 사안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광명역 이용객이 점점 늘어나 간신히 활로를 찾아가고 있는데 이마저도 찬물을 끼얹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광명 바로 옆 서울 서남부 지역에 고속철을 한번 더 정차케 하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명역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된다. 도심인구 유입 억제라는 역 건립의 기본 취지도 완전 퇴색할 것이요, 고속철도 저속철이 될 수밖에 없다. 프랑스 독일 등 고속철 선진국들은 최단축 노선 신설 등으로 최고 시속 500km 이상까지 운행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거꾸로 가려 하는가.
광명역을 굳이 크게 만든 당초의 취지를 살리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 세금 낭비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한국현 광명청년회의소 지역경제분과위원장·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