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1323종의 야생화가 서식하는 식물자원의 보고다. 계곡과 산등성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가 압화(押畵)로 변신해 일본에 수출된다.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는 일본 도쿄 K-엔터프라자사와 지리산 야생화를 말린 압화 소재 1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1일 밝혔다.
내년 4월부터 수출되는 압화 소재는 원추리, 부처꽃, 조팝, 리틀오이, 물매화 등 5종.
이번 수출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박종산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일행이 K-엔터프라자사 관계자를 만나 계약을 성사시켰다.
정연권 농업기술센터 기술담당은 “지리산 자락에는 일본에 없는 꽃들이 많고 꽃잎 색깔도 화려하고 선명해 일본인들이 선호하고 있다”면서 “동호인들의 기호에 맞는 품종을 개발한다면 일본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가 압화 개발 및 판매 사업에 뛰어 든 것은 2000년부터. 1986년부터 야생화 인공번식, 향수개발 등 지리산 야생화 특성화사업을 벌여오던 기술센터측은 사시사철 지리산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압화 개발에 나섰다. 기술센터는 그동안 압화 표본 500여종과 휴대전화 고리, 차 받침, 책갈피 등 100여종의 생활소품을 개발하고 전국 공모전 등을 개최해 연간 3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림이나 사진 등으로 꾸민 바탕화면 위에 꽃 색깔과 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도록 눌러진 상태의 야생화를 얹는 미술양식. 1960년대부터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일본에서는 현재 압화 동호인이 1000만명에 이르는 등 세계 최대시장이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