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0-5로 참패해 우승을 놓친 성남의 간판스타 김도훈(오른쪽)과 이성남이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성남=연합
어처구니없는 완패였다.
3골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된다며 우승을 호언했던 성남 일화. 그러나 결과는 너무도 참담했다.
1일 성남 제1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와 성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성남은 전반 2골에 이어 후반에는 무려 3골을 내주는 졸전 끝에 0-5로 완패했다. 5골차 패배는 한국 클럽팀의 챔피언스리그 출전 사상 최다골차 패배.
원정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던 성남은 이날 패배로 1승1패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뒤지며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알 이티하드는 5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챙겼고 성남은 30만 달러의 준우승 상금에 만족해야 했다.
성남은 이날 3골차 이상으로만 패하지 않으면 아시아 최강 클럽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1차전 패배 이후 감독을 교체하며 배수진을 친 알 이티하드는 5골 중 3골을 세트 플레이로 만들어낼 만큼 조직력에서 성남을 압도했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레다의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알 이티하드는 전반 종료 직전 함자 사이드의 추가골로 전반을 2-0으로 앞섰다. 알 이티하드는 후반 들어 모하메드 노르의 연속골에 이어 종료 직전 에이드의 추가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성남은 전반 40분 이기형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1995년 아시아 클럽선수권과 96년 아시아 슈퍼컵 우승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린 성남의 꿈은 물론 K리그의 자존심까지 한꺼번에 무너진 완패였다.
성남=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