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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낼 병력 없고, 동맹국 발돌리고…“이라크치안 어쩌나”

입력 | 2004-12-02 18:09:00


내년 1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치안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네덜란드 헝가리 등 일부 파병국은 이라크 철군 결정을 내려 미국의 이라크 군 병력 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병력 증강=미 국방부는 1일 육군 제82 강습사단 병력 1500명을 추가로 이라크에 파병한다고 밝혔다. 이 부대는 치안유지 작전에 투입되며 최대 4개월간 이라크에 주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또 이라크 배치병력 가운데 1만400명의 근무기간을 3개월 정도 연장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군 기관지인 ‘성조’는 2일 제1기갑사단 2여단은 당초 11월 미국으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로 미뤄졌고, 또다시 총선 이후인 내년 3월까지 근무가 연장됐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이날 “이번 조치로 이라크 내 미군은 13만8000명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15만 명 선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 파병 능력은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추산에 따르면 전체 미군 가운데 육군 예비군 방위군 해병대 등 지상작전이 가능한 병력은 약 80만 명 선. 그러나 50만 명가량이 훈련, 군수 보급, 물류 업무를 맡고 있어 군사작전이 가능한 전투부대는 최대 30만 명 선이다.

문제는 이 30만 명도 행정 병력을 포함한 수여서 실제 총을 쏠 수 있는 병력은 18만 명에 불과하다는 게 CSIS 에드워드 루트워크 연구원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라크 내 미군 15만 명은 비전투병력이 포함된 수임을 감안하더라도 지상 전투병력을 싹싹 긁어모은 것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아프가니스탄 한국 일본 주둔군은 쉽게 빼기 힘들다.

▽발길 돌리는 동맹=일부 파병국의 철군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행정부는 내년 3월까지 파병을 연장하려 했지만, 의회는 지난달 15일 자국군 300명을 연내 철수하기로 의결했다.

네덜란드 역시 지난달 12일 이라크 남부에 주둔 중인 병력 1300명을 내년 3월 철수시키기로 공식 결정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계속 주둔’ 요청을 외면했다.

이 밖에 파병규모 3위인 이탈리아(약 3000명) 폴란드(약 2500명) 우크라이나(1650명)에서도 철군 여론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본 한국 등 주요 동맹국만이 아직 철군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한국은 올 정기국회에서 파병기간을 2005년 말까지로 1년 연장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