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이나 탯줄에 들어있는 혈액인 제대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난치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 줄기세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제대혈은 거의 대부분 백혈병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대학병원에서 척수마비 환자에게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하기도 했다. 임상시험 단계라서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의 경과는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대혈, 버리지 말자=국내에서는 1996년 제대혈 이식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총 150건 정도의 제대혈이 이식됐다.
국내에서는 매년 49만 명의 아이가 태어난다. 그러나 지난해 기증된 제대혈은 6000여 건에 불과하다. 99%의 제대혈이 그냥 버려진 것이다. 제대혈 전문기업 메디포스트에 따르면 3만∼5만 개의 제대혈만 기증받아도 국내 어린이 백혈병 환자의 대부분을 살릴 수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99년에 전국 11개의 제대혈 은행을 통합한 ‘일본제대혈네트워크(JCBN)’가 출범했다. JCBN은 2만 개 이상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으며 이를 전국의 환자에게 무료로 이식해 주고 있다.
국내에 JCBN과 유사한 전국네트워크로는 한국중앙제대혈데이터센터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삼성서울병원, 부산경남지역제대혈은행, 메디포스트 등 3개 기관만이 소속돼 있다. 가톨릭대는 별도로 조혈모세포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제대혈 기증하려면=제대혈 은행에 기증신청을 하면 된다. 단 출산 2주 전까지는 신청을 끝내야 한다. 신청이 접수되면 동의서가 기증자에게 전달된다. 이 동의서를 작성해 제대혈 은행에 보내면 제대혈을 채취하는 키트를 받게 된다.
제왕절개, 자연분만 상관없이 제대혈을 채취할 수 있다. 의사는 산후 처치를 모두 끝낸 뒤 태반과 탯줄에 주사바늘을 꽂아 제대혈을 얻는다. 따라서 산모나 태아에게 전혀 해가 없다.
제대혈은 48시간 이내에 제대혈 은행으로 보내져 오염도와 조직적합성 항원, B형과 C형 간염, 에이즈 등 34종류의 검사를 받는다.
제대혈 기증은 법률적으로 헌혈과 똑같은 효력을 갖는다. 일단 기증되면 일정한 돈을 낸 뒤 제대혈을 보관하는 ‘가족 제대혈’과 달리 산모나 아기에게 소유권이 없으며 우선적인 사용권도 주장할 수 없다.
제대혈 기증받는 기관제대혈 은행연락처참고 가톨릭대 조혈모세포은행02-590-1149전국 모든 산부인과에서 기증 가능부산경남지역 제대혈은행051-240-5553부산경남지역에 한해 기증 가능메디포스트031-272-6866전국 500개 산부인과 네트워크 가동해당 산부인과에서 기증 가능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다음 주제는 ‘난치병 환자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