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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월드워치]“신맛 없앤 첨단 김치 맛보세요”

입력 | 2004-12-05 18:45:00

홋카이도 김치시장의 30%를 장악한 한국 ‘양반 김치’가 전시된 삿포로 시내 한 매장.-삿포로=조헌주 특파원


한국 ‘김치 특수부대’가 금주 일본에 상륙한다.

올해 소비량 35만t(추정)의 일본 시장을 놓고 전개되고 있는 한중일 ‘김치전쟁’에 추가 투입되는 한국의 새 병기는 영하 40도에서 급속 냉동한 김치.

일본시장 점유율 10%, 김치 수출액 1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히든카드이다.

4일 오후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北海道)의 동해쪽 항구 이시카리(石狩)에 자리 잡은 도요(東洋)수산 보세창고. 지게차가 분주히 오가는 영하 20도의 냉동창고 한쪽에 한국산 냉동김치 박스가 가득 쌓여 있다. 박스 안에는 80g짜리 김치가 가득하다.

수입회사 측은 “곧 통관절차를 마치면 일본 언론매체에 ‘김치는 역시 본고장 김치’라는 대대적인 광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사카(大阪)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도 이번 주에 선보인다.

그동안 한국산 김치의 일본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은 신맛이었다. 한국인들은 ‘깊은 맛’이라며 즐기지만 일본인들은 신맛이 나면 ‘썩었다’며 기피한다. 이시카리에서 자동차로 45분쯤 걸리는 오타루(小樽)의 음식제조업체 ‘가이린마루비루’가 이런 고민을 해결해줬다. 이 업체가 냉동초밥을 팔려고 개발한 급랭기술을 한국이 수출용 김치에 응용한 것. 섬유소 파괴나 맛 변질 없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날 홋카이도 최대 도시 삿포로(札幌) 시내 대형 매장에서 열린 ‘한국 김치’ 판촉행사는 한국산 김치의 로고송이 울리는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삿포로 시내 대형 매장 구매 책임자들은 이날 간담회를 갖고 한국산 김치 판매 확대를 위해 부산∼이시카리 화물선(현재 주 2편)을 늘려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한국 정부에 건의했다.삿포로=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