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주 작 ‘아빠의 청춘’(2000년)
지난해 9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서른여섯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조각가 구본주 1주기 추모전이 열린다. 1993년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대상과 95년 모란미술작가상을 수상하며 리얼리즘 조각의 차세대 주자로 촉망받던 구본주의 요절은 화단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구본주, 별이 되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는 부인이 보관하고 있던 작품 90여 점이 8∼28일 사비나미술관(테라코타와 나무작품 위주·02-736-4371), 인사아트센터(대작과 브론즈·02-720-1020), 덕원갤러리(대형 설치작품·02·723-7771)로 나뉘어 동시에 선보인다.
그는 생전에 가진 세 차례의 개인전에서 샐러리맨으로 대표되는 소시민의 고달픈 삶, 추락한 가장의 권위와 비애 등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손바닥 크기 정도의 샐러리맨 형상 1000개를 천장에 설치한 ‘별이 되다’(덕원갤러리), 직장 생활의 눈칫밥 인생을 사시안인 두상으로 형상화한 ‘눈칫밥 30년’(사비나 미술관), 힘없이 고개를 숙인 아버지를 묘사한 ‘아빠의 청춘’ 연작(인사아트센터) 등이 눈길을 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