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아들에게서 신장과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김근년 씨(오른쪽). 연합
“온 가족의 정성과 사랑으로 다시 한 번 살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만성신부전과 간경화를 앓으며 절망에 빠져 있던 40대 남자가 부인과 아들에게서 각각 신장과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간이식 수술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김근년 씨(49)는 10여 년 전부터 만성신부전을 앓아 혈액투석을 받아 왔다.
김 씨는 상태가 악화돼 부인 권애순 씨(48)에게서 신장을 이식받기로 했으나 간경화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간경화를 앓는 상황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면 신체에 무리가 따른다는 병원 측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7월 서울대병원에서 “김 씨가 신장과 간을 동시에 이식하면 회복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은 부인 권 씨와 아들 경일 씨(24)는 각각 신장과 간을 김 씨에게 이식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김 씨는 지난달 22일 무려 15시간에 걸쳐 생체다장기 이식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남편이 운영하던 조그만 공장을 부인 권 씨가 대신 운영하고 있지만 수술비 3000만 원도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김 씨가 건강을 되찾아 든든한 가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부인 권 씨는 “어떻게든 남편을 살려내야겠다는 생각에 온 가족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하루빨리 남편의 건강이 회복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